선생님, 오늘 중요하고 긴급한 그러면서도 기쁜 소식 한가지를 보내드립니다. 틀림없이 선생님도 놀라며 기뻐하실 내용이라 생각됩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조국 장관의 딸 대입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특히 그의 자녀 교육 문제에 대해 상처를 입고 분노를 표현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꼭 그가 ‘불법’을 저질렀다는 것을 넘어, 합법적인 교육 통로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불평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눈을 뜬 것이지요. 민심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강력한 교육 개혁을 천명한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을 좀 말씀 드리고 선생님의 참여를 구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접하며, 이번에야 말로 대대적인 교육 개혁이 가능한 절호의 시점이라고 보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강력한 교육 개혁을 발표한 이후 9월 19일, “지금은 입시 공정성을 넘어 특권 대물림 교육 체제 중단이 필요한 때입니다.”는 취지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해 ‘강력한 교육개혁’에 담길 내용을 제시했습니다.(→기자회견문 아래 참조)

제안한 중심 내용은 이렇습니다. ▲‘특권 대물림 교육 조사위’를 구성하고, ‘특권 대물림 (교육) 지표’를 법제화하고 조사 발표할 것, ▲‘수직적 대학 서열구조’ 개혁을 위해 ‘국민 참여형 공론화 기구’를 출범시킬 것, ▲출신 학교 차별 없는 ‘공정한 채용 제도’ 법제화를 추진할 것, ▲외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 ▲취업과 진학 때 지역/계층 할당제 등 소위 흙수저 계층 위한 적극적 배려 대책을 세울 것, ▲학종 비교과 폐지 등 한 공정한 입시 정책을 추진할 것 등입니다. 이와 같은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저희가 새삼스럽게 내놓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공약이 만들어질 때부터 작년까지 꾸준하게 주장해왔던 바입니다. 그 주장하는 바를 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음으로 공약 성취가 좌초된 것으로 보고 저희들이 작년에 광화문 광장에 모여 ‘문재인 대통령 교육 공약 되찾기’ 운동을 전개한 것이고요.

그때 꿈쩍도 하지 않았던 정부였는데, 놀랍게도 정부가 이제야 저희가 제안한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게 외쳐도 변화가 없었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 교육 개혁의 시동이 걸린 것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교육 문제에 관한 한, 문제 해결의 주체라기보다는 갈등 관리자 역할, 입시 고통과 사교육 문제 해결의 링 위에 무관심한 심판자 역할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조국 사태로 결국 심판의 자리를 버리고 문제를 풀기 위해 링 위에 선수로 올라온 것입니다.

1년 전 우리는 많이 낙심했었습니다. 변화를 위한 기대가 꺾여서입니다. 정부의 교육공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책임 때문에 호랑이 등에 타서 수고와 비난을 마다 않고 달렸는데, 이제 거기서 내려와도 되는, 쓸쓸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광장에서 두달 여에 걸쳐 이 절망한 마음을 추스르고 회복하기 위해 애를 썼고, 우리 속에 쌓였던 절망의 독기를 빼냈습니다. 그리고 겨우, 정말 겨우입니다만, 변화를 위한 희망의 끈을 놓치 않았고, 우리에게 주어진 뜻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지키며 다시 힘내어 여기까지 달려온 것입니다. 그런데 1년 만에 역사에 반전이 찾아온 것입니다. 이 놀라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지난 2주에 걸쳐 진행된 엄청난 변화와 관련해 수많은 비하인드 스토리는 언젠가 말씀드릴 날이 올 것입니다만, 정부의 이런 변화가 저희의 노력과 결코 무관치 않다는 것만큼은 말씀드리겠습니다. 호랑이 등에서 내려왔는데 다시 올라타야 할 때가 온 셈입니다. 물론 정부가 방향은 올바로 잡고 변화를 위한 길로 다시 들어섰지만, 이 특권 대물림 교육 체제 중단의 문제는 참으로 풀기 어렵습니다. 기대하고 뜻한 바대로 가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고비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말 유리 그릇 다루듯이 세심하게 상황을 관리하며, 정치권이 이 상황에 보다 과감하게 나설 것과 다른 한편으로 국민들이 이 방향으로 따라올 수 있도록 이끄는 설득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책임은 오로지 저희 몫입니다.

이제 구체적으로 ▲월요일 한겨레 신문과 공동기획을 해서 두 번에 걸쳐 1면 톱기사로 ‘특권 대물림 교육 체제 중단’ 기사가 나갈 것이고 다른 언론사에 기고문도 실릴 것입니다. ▲동시에 화요일(10월 1일 10시)에 국회에서 박홍근 신경민 의원실과 저희가 공동으로 이와 관련된 토론회를 진행합니다. 이는 국회와 정치권이 이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정부와 호응 속에서 개혁 법률 개정에 착수하도록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꼭 좀 참석해 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입시 공정성’을 넘어 특권 대물림 교육 체제 중단을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필요하다면 그 외의 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진행할 예정입니다.

작년 말, 좌절의 시간을 거친 후 올해 초 국회에서 출신학교 차별 금지법 제정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때 지방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올라온 우리 회원들 중 한 분이 저희에게 “대표님, 2022년에 결실을 맺을 것이라 기대한 입시 사교육 제로 7대 공약운동은 이제 포기해야하는 것이지요?”라고 이야기하셨을 때 마음이 아프고 부끄러웠습니다. 한번도 의심하지 않고 달려온 길이었는데, 그 질문에 무엇이라 답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그 부끄러움의 자리를 결코 피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쁨과 명예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러니 뜻을 품고 아이들을 위해 살아가는 삶은 참으로 복되고 신비로운 일임을 깨닫습니다. 그게 어찌 저희만이겠습니까? 지금껏 흔들리지 않고 저희와 함께 이 길을 걸어가 주신 선생님께도 그 마음이 가득하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9. 9. 27.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올림

※몇가지 아래 참고 자료를 살펴 봐주세요.


※국회 토론회 참석해 주십시오. 참석하시기로 했으면 아래 배너를 클릭해 주시면 행사 준비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